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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단풍나무 (Acer palmatum)

초록사유 2025. 6. 6. 09:08

26. 단풍나무 (Acer palmatum)

단풍나무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거예요.
특히 가을이면 산이나 길가 어디서든 붉은색, 주황색, 노란색으로 물든 단풍나무들을
쉽게 볼 수 있죠.
하지만 이렇게 익숙한 나무도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모르는 게 많다는 걸 느낍니다.
우리가 다 아는 듯 지나쳤던 나무에 대해 우리가 모르던 부분,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단풍나무는 어떤 나무일까?

단풍나무는 무환자나무목 단풍나무과(Aceraceae)에 속하는 낙엽 활엽 소교목입니다.
영어권에서는 주로 ‘Japanese maple’이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자연에서는 보통 5~10m 정도로 자라며,
수형은 전체적으로 둥글고 가지가 성글게 퍼져 부드러운 인상을 줍니다.
조경수로 널리 이용되는 이유도 잎색의 변화 뿐 아니라 이 수형 덕분이기도 하답니다.

자생지는 우리나라 중부 이남의 산지이며,
특히 남부지방에서 많이 자랍니다.
환경 조건이 크게 까다롭지 않아 다양한 지역에서 잘 자라고,
관리도 비교적 쉬운 편이에요.

잎의 특징 

단풍나무를 구분할 때 가장 핵심적인 포인트는 바로 잎입니다.
잎은 마주나며, 여러 갈래로 갈라져 손바닥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보통 5~9갈래로 깊게 갈라지고, 잎 가장자리에는 뾰족한 톱니가 촘촘하게 나 있어요.
크기는 보통 길이와 폭이 4~8cm 정도이며, 얇고 부드러운 촉감이 느껴집니다.

잎의 색은 계절에 따라 크게 변합니다.
봄에는 연한 녹색 또는 붉은 빛을 띠다가 여름엔 짙은 녹색이 되고,
가을이 되면 선명한 붉은색, 주황색, 노란색 등으로 물들죠.
이 변화가 바로 단풍나무가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잎자루는 길이가 3~6cm 정도이며, 붉은빛이 도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붉은 잎자루도 감별에 도움이 되는 특징이에요.


꽃과 열매

단풍나무는 4~5월에 꽃을 피웁니다.
꽃은 그리 눈에 띄지 않아서 평소에는 꽃이 피는 줄도 모르고 지나치기 쉬워요.
꽃은 작고 붉은빛을 띠며, 산형 꽃차례를 이루어 잎보다 약간 늦게 핍니다.
수꽃과 암꽃이 따로 있으며, 보통 잎겨드랑이에 4~5송이씩 달립니다.

열매는 9~10월에 익으며, 시과(翅果) 라고 불리는 날개 달린 열매가 2개씩 마주 달려 있어요.
길이는 약 2~3cm이고, 성숙하면 각각의 열매가 회전하면서
떨어져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가는데 이 모습이 꽤 흥미롭습니다.


줄기와 수피

줄기는 비교적 곧게 자라고, 잔가지가 많이 갈라지는 성질이 있습니다.
수피는 회갈색이며, 매끈한 표면을 가지고 있지만
나이가 들면 세로로 갈라지기도 합니다.
어린 가지는 붉은빛이 도는 갈색이고 털이 없어 매끈해요.


서식지와 생육환경

단풍나무는 주로 양지 또는 반그늘에서 잘 자라며, 배수가 잘 되는 사질양토를 좋아합니다.
내한성과 내건성이 모두 적당히 강해 우리나라 중부 이남
대부분의 지역에서 재배 가능해요.
특히 경사진 산지, 계곡 주변 등에서 자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습한 곳보다는 약간 건조하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더 건강하게 자랍니다.
너무 음지에서는 잎 색이 탁해질 수 있으므로
조경 시 햇빛을 고려한 위치 선정이 필요합니다.


조경에서의 활용

단풍나무는 그 자체로 사계절 모두 시각적인 변화를 주기 때문에
조경수로 매우 인기가 높습니다.
봄에는 새순의 여린 색, 여름에는 싱그러운 녹음, 가을에는 화려한 단풍,
겨울에는 깔끔한 가지 실루엣이 각각의 매력을 갖고 있어요.

공원이나 학교, 아파트 단지 등 다양한 공간에서 식재되며,
단독 식재는 물론 군식(여러 그루를 모아 식재)으로도 활용됩니다.
형태가 자연스럽게 퍼지는 편이라 정형적인 전정은 많이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무리하며

그냥 예쁜 단풍잎 정도로만 여겼던 이 나무가,
계절마다 어떻게 변화하고 어떤 구조를 가졌는지 알게 되니
길가에 마주치는 단풍나무도 다르게 보이게 되었습니다.

사실 전 단풍나무에 꽃이 핀걸 본 적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오늘 소개하며 보니 여러번 봤었더라구요.
전 그게 시과의 한 끝이라거나 시과가 날아가버린 꼬다리라거나
그렇게 생각했던것 같아습니다.

역시 아는만큼 보이나 봅니다.
다음 번 산책길에서는 단풍나무를 더 가까이서,
더 천천히 바라봐 보도록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