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5. 31. 07:47ㆍ수목감별 표준수종/수목감별 120종
14. 금목서 (Osmanthus fragrans var. aurantiacus)
예전에 우리 집에 오래도록 놓여 있던 조화 하나가 있었어요.
작고 동글동글한 주황색 꽃잎이 네 장씩 십자 모양으로 달려 있었고,
그 꽃들이 한 가지에 우르르 붙어 있어서 뭔가 촌스러운 듯하면서도 묘하게 정감 가는 느낌이었죠.
그냥 인테리어용 조화겠거니 하고 생각했었는데, 수목감별을 공부하면서 알게 되었어요.
그 조화가 바로 실제로 존재하는 꽃, 금목서를 모티브로 만든 거였더라고요.
가을이 되면 주황색 꽃에서 아주 진하고 달콤한 향기가 퍼진다니,
이제는 그 향을 맡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금목서는 어떤 나무일까?
금목서는 물푸레나무과의 상록 활엽 관목 또는 소교목으로, 키는 보통 3~5m 정도 자라고 크게 자라면 10m에 달하기도 합니다.
원산지는 중국 남부로, 우리나라에서는 남부 지방이나 제주도 같은 따뜻한 지역의 조경수로 많이 심어져 있고, 최근에는 중부 이남의 아파트 단지나 공원에서도 제법 볼 수 있습니다.
잎의 구조
금목서 잎은 두껍고 윤기가 나는 타원형~도란형의 잎이에요.
잎 길이는 5~12cm 정도이고, 잎 끝은 뾰족하면서 밑은 좁아져서 엽병(잎자루)으로 이어집니다.
표면은 진녹색이며 아주 반들반들하고 광택이 납니다.
뒷면은 표면보다 조금 옅은 색이며, 양면 모두 털은 없습니다.
가장자리에는 얕고 둔한 톱니가 드물게 있는 경우도 있는데, 손으로 만져봐도 거칠거나 날카로운 느낌은 아니에요.
잎은 마주나기로 붙고, 가지에 촘촘히 달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단정하고 짙은 초록색 잎 때문에 겨울철에도 풍성한 느낌을 유지할 수 있는 상록수입니다.
꽃과 열매
금목서의 꽃은 9~10월에 피며 짙은 주황색을 띠고, 크기는 매우 작아요.
하지만 그 향은 정말 강렬하고 멀리까지 퍼져서 “꽃은 못 봐도 향기로 알아챈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꽃은 잎겨드랑이에 밀집해 모여 피며, 4갈래 꽃잎이 별 모양으로 벌어진 모양입니다.
크기는 5mm도 채 되지 않지만, 한꺼번에 수십 송이씩 모여 피기 때문에 멀리서 봐도 나무 전체가 오렌지빛으로
물들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해요.
흰색 꽃을 피우는 목서와의 차이가 바로 이 주황색 꽃이죠.
꽃이 진 뒤에 열매가 맺히긴 하지만 이건 생각보다 보기 힘든 편이에요.
열매는 다음 해 봄에 성숙하며, 길이 약 1~1.5cm 정도의 작은 타원형으로 익습니다.
색은 짙은 보라색 또는 검은 자주색을 띠고, 겉보기에는 매끈한 단단한 느낌이에요.
다만, 금목서는 자가수분 능력이 낮기 때문에 주변에 같은 종의 다른 나무가 있어야 열매가 잘 맺혀요.
그래서 단독 식재된 금목서에서는 열매를 거의 볼 수 없습니다.
줄기와 수형
줄기는 비교적 곧게 자라며, 전체 수형은 둥글고 조밀한 형태입니다.
어릴 때는 관목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점 소교목처럼 자라나요.
가지는 단단한 편이며 잔가지가 많은 구조는 아닙니다.
수피는 갈색~회갈색으로, 오래되면 살짝 갈라지는 듯한 질감을 보입니다.
전체적으로 잎과 꽃이 가지를 촘촘히 채우고 있어서 관리만 잘 해주면 매우 단정한 모양을 유지할 수 있어요.
조경에서의 활용
금목서는 향기와 색감이 뛰어나 관상용으로 인기가 많은 수종입니다.
가을철 정원에 한 그루만 심어도 확실하게 눈길을 끌고, 낮은 울타리용으로 키우기도 좋습니다.
병충해에도 비교적 강하고, 가지치기를 통해 수형을 조절하기도 쉬워서 초보자도 관리가 어렵지 않아요.
특히 꽃향기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이 찾는 수종으로, 아파트 단지나 공원, 사찰 등에서 식재된 사례도 많습니다.
최근에는 실내에서도 키우기 위한 분화용 금목서도 판매되고 있는데, 추위에는 약한 편이라 중부 이북 지역에서는
노지월동이 어렵습니다.
겨울철에는 보온 조치를 해주어야 해요.
마무리하며
금목서는 ‘가을의 향기’를 가장 먼저 전해주는 나무 중 하나입니다.
꽃은 작지만 그 향기는 아주 크고 강해서, 일상 속에서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오는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는
신호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저는 아직 금목서를 직접 키워본 적이 없지만,
정겨운 색감의 금목서 향기를 집안에 가득 채워보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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