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금식나무 (Aucuba japonica ‘Variegata’)

2025. 5. 31. 23:34수목감별 표준수종/수목감별 120종

16. 금식나무 (Aucuba japonica ‘Variegata’)

"잎에 노란색 물감이 튄 건가?" 싶은 금식나무의 반점은 금식나무의 개성이자 이름의 유래입니다. '금빛이 박힌 식나무'라는 뜻 그대로, 반짝이는 노란 무늬가 어디에서건 이 수종을 구분할 수 있게 하고  존재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금식나무는 어떤 나무일까?

금식나무는 식나무(Aucuba japonica)의 변종으로, 전체적인 생김새는 식나무와 같지만
잎에 노란 반점이 흩뿌려져 있다는 특징이 있어요.
그래서 관상용으로 더욱 사랑받고 있죠.

잎이 떨어지지 않는 상록성 활엽 관목이고, 높이는 보통 2~4m 정도로 그리 크지 않아요.
그래서 집 정원이나 공원, 골목길 사이사이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수종입니다.


잎의 특징

금식나무를 구별하기 위해서는 금식나무의 잎을 보면 됩니다.

우선 모양을 보면, 잎은 마주나기로 달리고, 전체적으로 긴 타원형 또는 피침형을 띱니다.
크기는 꽤 큰 편으로 길이 5~20cm, 폭 2~10cm에 이르죠.

잎의 컬러가 가장 큰 특징인데, 짙은 녹색 바탕에 노란색 반점이 흩뿌려진 흔치 않은 컬러이기 때문입니다.
이 반점은 잎 전체에 고르게 흩어져 있어 마치 별빛이 흩뿌려진 듯한 인상을 주죠.
반점의 크기나 모양은 일정하지 않고 마치 칸딘스키의 그림처럼 자유로운 모양입니다.
식나무와 금식나무를 구분하는 가장 눈에 띄는 차이일 뿐 아니라
다른 수종들과 섞여 있더라도 금새 구별하게 하는 특징입니다.

잎의 표면은 두껍고 윤기 있는 질감이며, 가장자리에는 미세한 톱니가 있습니다.
가까이에서 보면 잎의 끝이 살짝 뾰족한 것도 느껴지고, 줄기와 연결되는 잎자루는 2~5cm 정도로 중간 길이예요.


꽃과 열매

금식나무는 3~4월경에 꽃을 피웁니다.
암수딴그루라 한 그루에는 수꽃만, 다른 그루에는 암꽃만 피지요.
꽃은 줄기 끝이나 잎겨드랑이에서 원추꽃차례로 피고,
하나하나의 꽃은 지름 8mm 내외로 작지만 특이한 검은 보라색이에요.

수꽃은 보통 꽃차례가 길고(약 7~10cm), 여러 개가 촘촘히 모여 있어 좀 더 화려하게 보이고,
암꽃은 상대적으로 작고 짧은 꽃차례(1~2cm)를 이룹니다.
꽃잎은 4장으로 십자 모양을 이루며 작고 단정해요.
평소에 눈여겨보지 않으면 꽃이 피었는지도 모를 정도지만,
그 특이한 색감에 이끌려 자세히 보게 되는 매력이 있답니다.

꽃이 지고 나면 가을(10월)부터는 열매가 맺히기 시작합니다.
타원형의 핵과이며, 크기는 작지만 색이 아주 강렬한 붉은색이라 눈에 잘 띄어요.
이 열매는 겨울을 지나 다음 해 봄까지도 가지에 달려 있는 경우가 많은데,
한겨울에 노란 반점을 가진 녹색 잎과 어울려 생동감을 주는 흔치 않은 수종입니다.


줄기와 수형

줄기는 전반적으로 가지가 풍성하게 퍼지는 형태고, 줄기색은 녹갈색~회갈색에 가까워요.
금식나무는 크지 않은 관목이지만 전체 수형이 둥글고 가지가 풍성하게 분지되는 경향이 있어서
시각적으로 꽤 존재감이 있어요.
울타리처럼 가꾸면 풍성하고 단정한 느낌이 들어 조경용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어디서 자랄까?

금식나무는 따뜻한 기후를 좋아해서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 주로 재배되며,
중부지방에서는 실내 관상용이나 보온을 해주어야 생장이 잘 이루어져요.
자생지는 아니고 중국과 일본에도 분포하는 외래종이지만,
관상 가치 때문에 국내에서도 흔히 심습니다.

햇볕이 너무 강한 곳보다는 반그늘을 더 좋아하고, 배수가 잘 되는 곳에서 생장이 좋아요.
도심지의 공해나 병충해에도 강한 편이라 관리도 어렵지 않아요.


조경에서의 활용

금식나무는 그 특유의 노란 반점 덕분에 관상 가치가 매우 높은 수종입니다.
정원수로 한 그루만 심어도 충분히 포인트가 되며, 정원, 학교, 공원, 사찰, 양지 혹은 반그늘의 공간에 적합해요.
줄기가 얇고 가지치기도 쉬워서 화단 테두리나 길 가장자리 생울타리로도 많이 사용됩니다.

또한, 잎의 반점이 사계절 내내 유지되기 때문에 항상 초록과 노란색의 대비가 살아 있어 사계절 관상용으로 탁월하죠.


마무리하며

모든 수종이 각각의 매력을 가지고 있고 특별히 더 아름다운 꽃이라거나  멋진 수형을 가진 나무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금식나무의경우에는 다른 수종과 조금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휘갈기듯 흩 뿌려버린 노란 반점을 하나의 잎 안에 담기에는 너무 답답하니 그 옆에 또 그옆에 캔버스를 연결해서
마음껏 뿌릴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이쁘다고는 하기 힘든 작은 꽃도 남과 다른 깊은 색감으로 무게감을 줍니다.

저도 이렇게 살아야겠다 싶어요.
일반적이지 않아도, 하나에 다 채워지지 않아도, 내세울 것 없는 외양이라도, 그냥 그대로 지긋이 질량을 갖는
그런 삶을 살아야 겠다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