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6. 3. 15:50ㆍ수목감별 표준수종/수목감별 120종
21. 노랑말채나무 (Cornus alba 'Aurea')
제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는 흰말채나무가 아주 많습니다.
겨울이 되면 이파리가 모두 떨어지고 빨간 가지들만 남아 있는데,
불타는 듯 서있는 그 붉은 색들이 참 인상적이에요.
수목 감별에 대해 공부하면서 ‘노랑말채나무’라는 수종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노란 가지의 색이 궁금해서 계속 찾아다녔습니다만 쉽게 만나지진 않았지요.
그러다 어느 날, 드디어 제가 사는 지자체의 정원에서 노란 가지를 가진 나무를 발견했습니다.
그때 느낀 건—이 나무, 흰말채나무와 정말 똑같이 생겼다는 거였어요.
가지 색만 다를 뿐, 꽃도 잎도 두 나무가 똑같이 생겼다니,
줄기에만 영향을 주는 색소가 따로 생긴다는 거구나, 그럴 수도 있구나,
신기했습니다.

노랑말채나무는 어떤 나무일까?
노랑말채나무는 층층나무과(Cornaceae)에 속하는 낙엽 활엽 관목입니다.
흰말채나무(Cornus alba)의 원예종 중 하나로, 가지 색이 노란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에요.
키는 보통 1.5~3m 정도로 크게 자라지 않으며,
줄기 아랫부분에서부터 여러 갈래로 가지가 퍼져 수형이 둥글게 형성됩니다.
봄부터 여름까지는 일반 관목처럼 녹색 잎으로 채워지지만,
겨울이 되면 잎이 모두 떨어지고 가지 색이 확연히 드러나기 때문에
겨울철 경관 수종으로 특히 인기가 있습니다.
다른 식물들이 잎을 잃고 색을 잃을 때,
노랑말채나무는 오히려 가장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지요.
잎의 특징
잎은 마주나기하며, 넓은 타원형 또는 긴 타원형입니다.
길이는 5~10cm, 폭은 2~5cm 정도로 손바닥보다 살짝 작은 크기고,
끝은 뾰족하고 가장자리는 잔잎톱니가 있어요.
잎자루도 있고 잎 표면은 매끄럽고 광택이 없습니다.
색상은 밝은 연두색 또는 약간 노르스름한 녹색으로,
일반 흰말채나무보다 잎이 한층 부드러운 느낌이라는 글도 있으나 제가 보기엔 똑같았습니다.
흰말채나무와 노랑말채나무의 잎의 차이라기보다는
같은 나무인데도 어떤것은 잎이 더 두꺼운 느낌이고 어떤 것은 더 얇은 느낌이던데
정확한 구분은 연구가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나중에 알게되면 여기에 추가 내용을 첨부하겠습니다.
가을이 되면 잎이 노랗게 물들어가며 점차 떨어지게 되고,
그 이후 샛노란 가지 색이 도드라지게 나타납니다.
꽃과 열매
노랑말채나무는 5~6월경 흰색의 작은 꽃을 핍니다.
꽃은 산형꽃차례로 가지 끝에 모여 피고, 꽃잎은 네 장이며 각각 약간 오목한 형태입니다.
꽃 전체는 모여 피기 때문에 멀리서 보면 작은 공 모양의 흰 구름 같기도 하고,
꽃만 보아서는 말채나무나 가막살 나무, 마가목과도 구분하기가 힘듭니다.
가을에는 푸른색 또는 검푸른색의 작고 둥근 열매가 열립니다.
지름 6~7mm로 앵두알보다 작고, 가지에 다닥다닥 달려 가을 정취를 더해줍니다.
이 열매는 겨울이 오기 전에 대부분 떨어지거나 새들에게 먹히게 됩니다.

줄기와 가지
노랑말채나무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가지 색입니다.
겨울이 되면 잎이 떨어지고 노란 가지가 선명하게 드러나는데,
이 노란빛은 형광기운이 돌 정도로 밝은 색입니다.
그 빛이 햇살을 받을 때마다 주변의 갈색, 회색 풍경과 대조되어
매우 인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처음에는 흰말채나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지만, 가까이서 보면
가지 색의 차이가 확실하게 보입니다.
특히 눈 내린 날 가지가 노랗게 솟아 있는 모습을 보면,
무채색의 겨울 정원에 생기를 불어넣는 느낌이 강해요.
서식지 및 생육 환경
노랑말채나무는 특별한 자생종은 아니며,
흰말채나무의 품종 개량을 통해 만들어진 원예종입니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관상용으로 식재되고 있으며,
도시 공원, 정원, 가로수, 아파트 단지 등 다양한 곳에서 사용됩니다.
토양 적응력도 좋아 특별한 토양이 아니더라도 잘 자라며,
햇볕을 잘 받는 곳에서 가지 색이 더 선명하게 나타납니다.
반그늘에서도 잘 자라지만 색감이 약해질 수 있어
조경할 때는 햇볕이 잘 드는 장소에 심는 것이 좋습니다.
조경에서의 활용
노랑말채나무는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특히 겨울철에 다른 나무들이 존재감을 잃는 시기에 오히려 빛을 발하는 수종입니다.
가지 색이 워낙 독특하고 뚜렷하기 때문에 포인트 수종으로 활용되기 좋고,
울타리처럼 여러 주를 연속으로 심어도 멋스럽습니다.
병해충에도 강하고 전정에도 잘 견디는 편이라 형태를 잡기 쉬우며,
관리도 비교적 수월한 편입니다.
낙엽이 지기 전에는 일반 관목과 비슷한 모습이지만,
잎이 떨어진 뒤가 오히려 본연의 매력을 드러내는 시기이기도 하지요.
마무리하며
노란말채나무가 흰말채나무의 품종 개량을 통해 만들어진 수종이라니,
나무의 가지색만 바꿔서 새로운 나무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어떻게 떠올랐을까요.
아마도 한겨울, 빨간 가지들을 보며
다른 색의 가지가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요?
수많은 실패가 있었을 연구자들의 노력을 떠올리며,
노란색 만으로 한겨울 정원을 환하게 밝혀주는 노랑말채나무를
꼭 한번 직접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수목감별 표준수종 > 수목감별 120종' 카테고리의 다른 글
23. 눈향나무 (Juniperus chinensis var. sargentii) (2) | 2025.06.04 |
---|---|
22. 녹나무 (Cinnamomum camphora) (0) | 2025.06.04 |
20. 노각나무 (Stewartia koreana) (0) | 2025.06.03 |
19. 남천 (Nandina domestica) (2) | 2025.06.02 |
18. 낙상홍 (Ilex serrata Thunb.) (1) | 2025.06.02 |